마삭줄의 긴장
잎새뒤에 숨으랐더니 온몸을 노출한 산딸기
긴 밤 낸 아껴둔 끼를 슬며시 펴 보이는 자귀나무
오늘 오솔길에서의 나무들이 저에게
‘안녕하셨어요?’ 하고 인사를 했어요.
누군가를 만나 인사하는 순간은
쑥스럽지만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참 순해지는 것 같아요.
선물 받은 순한 마음으로 발맘발맘 걷노라면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 먼저 인사를 하는 것 같으니
언제나 으쓱해지는 마음이랍니다.
무어든 보이는 것마다에 내 마음이 깃들어 갑니다.
잎 새 뒤에 숨어 있으라고 한 산딸기들이
수줍은 얼굴을 내밀고 있고요
밤 새워 부채춤을 연습한 자귀나무는
여명이 밝아오자마자 제 흥에 겨운 듯 춤사위를 펼치고 있어요.
마삭줄 잎이 꽃으로 못 다한 열정을
저렇게 제 몸을 받아주는 나무에 기대어 풀어내고 있어요.
모두 모두가 아침 인사를 건네는 시간
제 마음은 한없이 순해지며
행복해 집니다.
그대 또한 행복한 마음이시라고
순한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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