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난분분하다.설날이라고 아이들이 오는데명절 흉내라도 내야겠기에음식 몇 가지 준비하느라 주방에서 분주한데창밖 하얀 눈이 허공을 맴돌며 나를 청한다눈은 바람의 힘에 이끌려하늘로 되돌아갈 듯 솟구치다가갑자기 땅으로 내려앉을 듯하강곡선을 그리며 나풀거리는데바람은 다시 눈을 끌어올린다.마치 내 마음을 그려내는 듯싶다.베란다에 나와사진 한 장 찍으려 창문을 여니눈은 마치 피난처를 만난 듯내 얼굴을 스치며 밀려 들어온다그래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니엄마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맞이했다.압력솥에서 익어가는 따듯한 갈비 한 접시 넉넉히 내어주고 싶은음력 섣달 그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