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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멋을 만나다.

물소리~~^ 2021. 5. 25. 15:05

자수 : 조미진 작가 / 사진출처 : 지역신문 인터넷

 

 

   아침에 우리 지역의 신문을 읽다가

   눈과 마음이 확 당기는 사진 한 점을 보았다.

 

   한 전통자수 작가가 프린트한 달항아리 위에 수를 놓았다는 작품이었다.

   내용을 읽기도 전에

   은은한 바탕위의 항아리 모습에 그냥 마음이 푸근해 진 것이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자수를 좋아하고

   우리 조상님들의 혼이 어린 달항아리의 모습이 좋기만 한데

   작가의 상상력에 따른 벌 나비와 꽃 한 송이의 어울림이

   그냥 그대로 내 마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달항아리는 모습이 마치 달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조선백자이다.

   이 달항아리는 절대 완벽한 좌우대칭 모습은 아니다.

   오른쪽은 곱게 빚어진 곡선이지만

   왼쪽은 조금 튀어 나왔으며

   이 영향으로 오른쪽 목 부분이 조금 높고

   왼쪽 목 부분은 조금 쳐져 있다.

 

   어쩌면 이런 불완전한 모습이 있어 더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는 이 비 대칭의 모습을 달항아리가 지닌 가치라고 말하고 싶다.

 

   완벽한 모습이 아닌 것은 단점일 수 있지만

   그 단점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인정해주는 마음을 이끌어주는 지혜를 알려주는

   이 항아리를 만든 조상님은

   이 그릇을 그냥 생활 속에 사용하는 용기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러 이런 비대칭을 선택한 것이라면

   우리 조상님의 멋스러움이 정말 멋지다

 

   또한 그분의 예술 혼을 놓치지 아니하고 감지하여

   이 항아리를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후손들의 미감각으로

   조상님의 후손임에 틀림없음을 확인하고 나니

   후손의 일원인 나도 괜히 자랑스럽다.

 

   나는 비록 달항아리를 만드는 재주는 없지만,

   좋아하는 내 마음만큼만 조금은 일그러진 달항아리의 은근함을 닮고 싶다.

 

   나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의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을

   그 사람의 특징으로 인정해 주면서

   저 둥근 곡선처럼, 또 넉넉한 항아리의 품에 안기는 것처럼

   너그러움으로 인정하며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

 

 

달항아리 / 보물 제1437호 / 사진 : 인터넷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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