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일~
이 말은 어떤 일에 해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응하는 최적의 말이지만
한편 자신의 무능력을 변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도 그랬다.
우리 동네 호수 산책로의 출입제한 금지가 풀렸다.
2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니 수위가 많이 내려간 탓일 것이다.
저녁식후, 산책로를 걷다가 쿵! 마음이 무너지는 모습을 만났다.
수위가 산책로까지 차오르면서
호수에서 자라는 蓮(연)들도 일부만 남겨 놓고 모두 물에 잠겼던 것이다
며칠을 그렇게 지내다
물이 빠진 모습을 만나는 순간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세상에!! 연잎들이 온통 진흙범벅이 되어 일그러진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이다.
지금 한창 꽃이 피고 연밥을 맺을 시기인데…
수해지역 주민들이 떠오른다.
생활에 급 필요하지 않은 연잎에도 이리 놀라는 마음인데
생활터전 모두를 잃은 그 분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물난리~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닐진대
그럴 때마다 하는 말은
몇 십 년만의 집중호우니 물 폭탄이니 하며
느닷없이 행하는 자연을 탓하는 마음이 크다.
위정자들은 차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 못하고
에둘러 현장을 찾아다니는 행보를 하고 있을 뿐이다.
보이지 않는 근본을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근본을 찾아 자연과 상생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연잎들의 일그러진 모습이
마치 우리의 일그러진 초상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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