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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외로운 벚꽃

물소리~~^ 2020. 4. 8. 13:22

 

 

저녁 식사 후 호수 산책을 나섰다.

7시가 훌쩍 넘은 시간인데도 그리 어둡지 않으니

우리가 코로나로 애면글면 지나는 동안에도

절기는 거침없이 제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하늘의 둥근달이

벚꽃에게 친구하자 청하고 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달이 슈퍼문이라고 했는데...

 

 

벚꽃을 보러 밀려드는 시민들을 막기 위해 주차장을 모두 차단해 놓았다.

우리들이 에어로빅 하던 장소도 막아 놓았다

환하게 피어난 벚꽃들은

여전히 탐스러운 모습으로 밤 잔치를 홀로 누리고 있으니 하늘의 달도 쓸쓸하다

벚꽃이 피면 비와 바람이 시샘하며 흔들어 놓는데

올해는 비바람이 얌전하다

우리들에게 꽃으로라도 위안을 삼으라는 심산인가 보다고 생각하니

그냥 마음이 찡해 온다.

 

상춘객을 만나지 못한 벚꽃들은 씽씽 지나는 차들만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내년을 기약하겠지~

 

옛사람들은 봄이 온 들길을 천천히 걸으며 시를 외웠다고 했다

미음완보(微吟緩步)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현실은 코로나와 함께 온 봄길을 마스크 하고 빨리 걸어야 한다.

몸에 좋은 빨리 걷기를 해야 한다.

나는 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문득 정극인의 상춘곡을 떠올려보며

미음완보에 도전해 보았지만

 

홍진에 묻힌 분네

이내 생애 어떠한고

옛사람 풍류를 미칠까 못 미칠까

 

이다음은 뭐더라~~

하늘의 둥근달이 자기는 알고 있다며 빙긋 웃는 듯싶다.

그냥 마음이 허전해지니 발걸음이 투덜댄다

 

아침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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