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순에 이사한 우리 사무실에서 한 블럭 건너고, 다시 큰 도로를 건너면 군산의료원이 있다. 오늘 사무실 창가에 서서 의료원을 바라보노라니 병원 곳곳에 현수막 여러 개가 걸려 있는 것이 보인다. 나는 순간 마음이 찡해 왔다. 그 현수막의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군산, 남원, 진안의료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도 우리 지역은 청정지역이라 말 할 만큼 확진자의 수는 한 자리 수에 머물고 있으니 대구 경북지역의 확진자 중 병실이 없어 입원하지 못한 환자를 수용하기로 했단다.
하여 어제와 그제 , 군산의료원에 44명, 남원의료원에 51명 모두 95명이 도착했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플랭카드를 걸어놓고 환영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 멀리까지 와서 치료를 받아야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위축되고 외로울까. 그들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들의 노고는 얼마만큼 일까. 그 마음들을 이해하고 함께 하려는 마음들의 기사를 읽을 때 마다 나는 그저 감사하는 마음만 보낼 뿐이다.
전염병은 우리 일상을 깨트리고, 사람간의 관계를 끊어 놓고, 사람들에게 무기력감을 안겨주고 있지만 뜻하지 않게도 우리 서로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주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현실을 자세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하니 전염병을 이겨낼 수 있는 답도 어쩌면 지금 처한 현실 속에 있을 것만 같다.
나의 일상을 무너지지 않게 지키면서 전염병을 직시해야 될 것 같다. 이곳에 오신 분들 모두 완치되어 웃는 얼굴로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가시기를 그 어떤 희망보다도 더 원하는 내 마음이다.
▲ 이곳은 김제의 삼성생명 전주연수소
중앙생활치료센터인 이곳에 증상이 없거나 경증인
대구지역 환자 169명의 회복을 돕고 있다
사진 / 지역신문에서
저는 우리 사무실 화분에서 활짝핀 철쭉꽃으로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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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에 남원의료원에 입원하여 완치 치료를 받고 23일 퇴원하신 분이 쓴 편지
지역사회 신문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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