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오월의 숲속 오솔길에는..

물소리~~^ 2019. 5. 6. 22:20





오늘이 절기상 여름에 들어선다는 입하란다.

새삼 세월의 빠름을 느끼며 이른 아침 무심코 베란다에 나서 창밖을 바라보니 산등성의 연초록 나무들이 참으로 싱싱하다. 나무들은 서로 다른 초록의 물감으로 제 빛을 보여주고 있는 듯싶다. 만지지 않아도 전해오는 한없는 부드러움에서 문득 희망의 냄새를 맡아본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너무 아까워 저 봄빛 속에 잠겨보고 싶은 충동에 기어이 차림을 하고 나섰다.


새벽 산을 만나는 일이 얼마만인지동안 부실한 몸 핑계로, 또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들을 베어내어 허허로워진 산의 어설픔에 못내 마음을 두지 못하는 이유를 대면서 뜸한 발길을 내디디곤 했다. 아, 그런데 나무들은 어느새 제 몸의 활기로 빈 산을 꽉 채우며 나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을 이루며 살아가는 존재들은 그 무엇도 원망하지 않으면서 자연을 자연스럽게 가꾸고 있는 것을 나는 몰라보고 있었다.










등나무 늘어진 작은 공원 옆을 지나 산 초입에 들어서니 그새 오솔길을 단장해 놓은 손길들이 느껴진다. 우리 지역에도 구불길이라는 이름의 둘레길이 있고, 우리 뒷산이 그 6코스에 속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정표도 있고 제법 높이?가 있는 봉우리에는 표지를 만들어 걸어 놓기도 하였다. 90m 높이의 봉우리 5개가 오르락내리락 이어져 있으니 적당히 숨이 차기도하고 편안해지기도 하면서 즐거움을 선사하는 오솔길이다. 비록 낮은 동네 뒷산이지만 온 우주를 품고 있는 큰 산이라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하곤 한다.


산의 나무들은 어느새 흰 꽃들을 피우고 있다. 이제 나무들은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벌 나비들을 불러 수정을 해야 한다. 5월 초록이 가득한 곳에서는 흰 꽃을 피워야 벌이나 나비들의 눈에 잘 띄기 때문이라고 하니 이 이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참으로 신비롭기만 하다. 늘 그 자리에서 살아가지만 항상 새로움을 보여주는 나무, 식물들을 하나씩 눈 맞춤하며 걸었다.





▲ 예덕나무

이른 봄에 잎이 꽃처럼 돋아난다.

나는 이름처럼 예와 덕을 지닌 나무라고 불러주며

나무를 바라볼 때마다 나도 따라 겸손해 지기를 소망한다.




▲ 덜꿩나무

나무 열매를 들에 있는 꿩들이 좋아한다 해서 들꿩나무로 부르다가

덜꿩나무로 되었다고 한다




▲ 오월의 숲 ▼



지난 가을의 열매 집을 차마 버리지 못한 개암나무





▲ 팥배나무

열매가 붉은 팥알같이 생겼다고 팥배나무라고 한다

올 해 유난히 꽃이 많이 피었으니 열매를 많이 맺어

새들의 겨울 양식으로 넉넉하게 나누어 줄 것이다.


▲ 초록 나뭇잎 터널



▲ 팽나무





▲ 국수나무



▲ 땅비싸리





▲ 선밀나물




넌출거리는 등나무 곁을 지나 산을 오르고

산을 내려와

어느 담장 밖으로 멋스럽게 뻗어 내린 꽃 넌출 아래를 지나 돌아왔다.


비록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월의 숲을 거닐면서

연초록 잎들에서 희망을 바라보고

텅 빈 산을 채우며 살아가는 나무들의 열정을 배웠다.

지난겨울부터 5개월 동안 따라하던 요가 시간을 접고

이제 다시 산을 오르며 산의 정기로 내 일상을 멋지게 채색해 보기로 다짐해본다.

여름의 문턱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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