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9일 늦은 오후
세밑을 파고드는 한파에 호수마저 얼어붙었다
계절의 당연함이라는 듯
기우는 햇살을 말없이 받아내는 고요한 풍경에 그저 마음이 평화롭다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그들만의 멋과 아름다움을 가진다,
그 아름다움에는
언 호수위에서도 먹이를 찾아야하는
고단한 삶의 당연한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다.
연밥들이 빠져나간 연밥집들이
얼음이 된 호수위에 꽃처럼 피어나 화석이 되었다.
움츠려 들지 않는 당당함이 참으로 아름답다.
세상을 살아가며
한 모습만을 지니고 있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이는 또한 자연 섭리에 어긋나는 일이잖은가
늘 움직이며 제 모습을 시간 속에서 키우며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치다.
푸르름을 지녔던 젊음을 보내고
부풀대로 부푼 갈대의 노년이 멋스럽다.
지구의 반대편을 찾아가기 위한 해의 여정은
오늘 헤어져야하는 것들에 길게 제빛을 내리며 소실점을 찾고 있다.
하루 하루의 소실점이 쌓여 일 년 365개의 소실점들이 쌓여 있을까
소실점은 말 그대로 그날 그날 소실되었을 것!
이제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내일을 맞이하려는 몸짓에 아련함이 스며있다.
364일을 보내고 이제 딱 하루 남겨 둔 날,
하여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고픈 날들의 풍경들은
예사롭지 않은 몸짓으로 내 의식을 파고들면서도
그저 평범한 일상의 하루 하루 일 뿐이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평범한 일상에서 비범함을 꿈꾸며
늙어가는 것을 거부하면서 나도 모르게 늙음으로 달려갔고
늙어가는 것을 피하고자 하면서 나도 모르게 늙음을 곁에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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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부족하고 초라한 제 방에 오셔서
정성의 마음으로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문득문득 외로울 때면
저를 곧추세우며 다독였던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그저 올 해처럼 평범함 일상을 꾸려가겠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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