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심하다하니 그나마 조금씩 걷는 산책마저 꺼려진다.
내 얼마나 오래 살려고 이런저런 사정들을 헤아리고 있을까
괜히 우울해진다.
모자와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나선 길
언뜻 스친 키 작은 나무에서 노란 꽃이 보이는 듯싶다.
무어지? 얼른 다가가보니
매자나무에 꽃이 피었다.
제법 초록이 깃든 주걱모양의 앙증맞은 잎 사이에서
중무장하고 나선 방문자를 경계하듯,
노란꽃들이 고개를 숙이고
가시를 방패삼아 움츠린 채 숭얼숭얼 달려있다.
어쩜 이쁘기도 하여라~~
사진을 찍는다고 잎을 들추고 가지를 헤치며
별스런 짓을 다하고 있었지만
초록 잎과 노란 꽃은 천연덕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참 예쁘다.
저 이쁜 꽃이 지고 맺은 열매는
가을이면 빨갛게 익을 것이다.
매자나무는 우리 토종이다.
학명이 koreana 라는 점이 그러하고
아담한 키를 고수하며 자라는 것이 그러하다.
가을날 단풍드는 잎과 조금은 길쭉한 빨간 열매는
다소곳하면서 부지런한 여인네를 연상시키니 또한 그러하다.
매자나무는 이쁨으로 이쁨을 불러준다.
▼ 당매자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