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고추나물은.....

물소리~~^ 2015. 8. 27. 16:10

 

 

 

 

▲ 고추나물

 

 

 

날이 참 많이 서늘해졌다.

움츠려드는 몸을 달래기 위해 7부 소매 옷을 찾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속 초록빛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있으니

가을을 느끼는 마음은 비록 나만은 아닐 것이다.

 

한가한 시간을 틈타 조심스레 길을 따라 걸었다.

간간히 뿌리는 비 사이로

잔잔히 이는 바람결에

길가의 풀들이 바람을 그려낸다.

 

투명인간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바람은

스쳐 지나는 사물들에

제 모습을 그려보라는 숙제를 내 주었을까.

 

느닷없는 숙제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련한 꽃,

고추나물 꽃잎 위에

후드득 비 한 방울이 떨어진다.

 

바람을 그리던 꽃송이가 휘청거린다.

어쩌면 나처럼 온 몸의 기운이 빠져나간 순간처럼

무거움을 고스란히 받아 버린다.

꽃은 얼마나 아플까

무거움의 고통을 이겨내느라 얼마나 힘이 들까

 

빗방울이 내려앉은 시간은 순간이었지만

꽃에게는 긴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을…

 

하지만 꽃은 금방 물방울을 털고

나지막이 웃고 있다.

고통을 이겨내고

이 가을에 고추 닮은 열매를 빨갛게 익혀서

제 이름 값을 해 내야하기 때문이리라.

 

나도 이제 조금씩 웃어도 되겠지…

내 몫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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