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을 쥐기 힘들 정도의 부종이 빠지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각 기관을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몸이 힘드니 여의치 않다. 한가한 도로를 조심조심 걸었다.
요즈음 도로변의 회화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아까시나무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닮아 있지만
자세히 보면 꽃피는 시기도 다르고 꽃차례도 다르다.
사방으로 골고루 퍼진 가지의 풍성함이 참 아담하다.
한자로 괴화(塊花)로 표기하지만 중국발음과 비슷한 회화로 부른다.
槐 자는 귀신과 나무를 합쳐서 만든 글자로
잡귀를 물리치는 나무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회화나무는 잡귀를 물리치는 신통력이 있는 나무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서 잡귀를 물리쳐 주면서
출세에 도움을 준다고 믿었기에
출세나무, 또는 선비나무라고도 부른다고 하였다.
▲ 3년 전 10월, 좋은님들과 만나 창덕궁에 갔을 때
돈화문을 막 들어서서 만난 회화나무
수령 3~400년가량의 세 그루의 회화나무는
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뜻한다고 하였다. (천연기념물 제472호)
▲ 창경궁 선인문 앞의 회화나무 / 퍼온사진
위로는 안자라고 옆으로만 넓게 퍼지면서 속까지 비운 채 온통 몸을 뒤틀며 자라고 있다고 한다. 이는 사도세자가 8일 동안 뒤주 속에 갇혀서 지르는 고통의 비명소리를 모두 들었기 때문이라고 하니 비운의 역사를 같이한 나무이다.
▲ 회화나무를 사랑한 선조들 / 퍼온사진
고통의 비명까지 알아듣는 나무, 회화나무는 잡귀를 몰아내는 신통력이 있는 것이 정말 맞을까? 오늘 우연히 회화나무를 바라보며 온갖 생각이 머무는 까닭은 문득 내 바램을 걸어보고 싶었을까? 풍경이 주는 선물이 참으로 크기만하니 벌써 내 마음은 출세의 길에 들어섰다. 내 몸의 아픔을 알고 있을 것 같은 회화나무여~ 그대의 신통력을 나누어 주시기를~~
'꽃과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흰독말풀 / 다투라, 만다라엽(曼陀羅葉) (0) | 2015.07.30 |
---|---|
거지덩굴 (0) | 2015.07.29 |
초라한 하소백련지 (0) | 2015.07.25 |
여름의 즐거움을 느끼다 (0) | 2015.07.20 |
내 속을 닮았네? (0) | 2015.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