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잡아주는 고마운 손
장마 끝인지 태풍 머리인지 감 잡을 수 없는 날씨는
간간히 비를 뿌리더니 바람이 제법 분다.
날씨 따라 처지는 몸을 어떻게든 움직여보고 싶은 간절함에
하소백련지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지금 상태로는 무리일 것 같기도 하였지만 이겨내고 싶은 마음으로 차를 몰았다.
어쩌면 백련지까지 가는 길목의 풍경을 보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도로변의 배롱나무들이 막 꽃망울을 피우기 시작했고
비비추는 긴 몸에 달린 꽃을
바람에 주체하지 못하는 조금은 어지러운 모습이니 가련하기 조차하다.
반듯한 논들의 벼들은 이제 한창 자라는 듯, 힘이 넘치고 있다
정말 이제 땅 맛을 알고 있기라도 하는 것 같으니
나도 입맛을 알면 저렇게 싱싱해 질것이라는 밝음을 느낀다.
멀리 보이는 백련지의 연잎이 온통 바람에 부대끼며
잎 뒷면을 보이며 거꾸로 인사한다.
주차장에 쓰윽 들어섰는데 어딘가 모르게 참 초라해 보인다.
연꽃이 무성하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자꾸 초라해지는 백련지임을 부인할 순 없었다.
몇몇의 백련의 고운 자태가 내 서운함을 씻겨준다.
간신히 바람이 머물 때를 기다려 간간히 셔터를 눌러본다.
바람이 자꾸만 훼방을 놓으니
연꽃을 잡아주는 고마운 손이 있었다.
연꽃은 마음을 선하게 해주는 꽃인가 보다
진흙 밭에 살면서도
티끌 한 점 없는 몸으로 피어나는 그 마음 빛이 좋으니
꽃을 바라보는 누구라도 물들지 않을 수 없으리라
▲ 바람에 연잎들이 온통 뒷면을 보이며 인사한다. 바람의 인사??
▲ 간절한 기도의 마음으로 합장하는 듯싶다.
▲ 예쁘고 청순한 백련의 탄생지가 진흙임을 감춰주려는 것일까?
참 조화롭기도 하지만
어쩌면 진흙밭에서 더 곱게 자란 연꽃이기에
더욱 자랑스럽게 돋보여줌이 옳지 않을까.
진흙이 내준 영양의 가치도 더 없이 소중함일진대....
▲ 콩이 살그머니 연꽃 곁을 맴돌고 있네~~
▲ 연꽃은 꽃이 핌과 동시에 열매가 그 속에 자리를 잡는다.(화과동시)
▲ 백련지 한 구석에 홍련지를 자그맣게 만들어 놓았다
▼ 덤으로
▲ 아주 작은 자귀풀꽃이 흔들렸다.
▲ 붉은인동
▲ 노랑어리연
▲ 돌아오는 길
아담한 회화나무가 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