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해를 비추어 노을이 되고,
물줄기가 바위에 걸려 폭포를 만든다.
의탁하는 바가 다르고 보니 이름 또한 이에 따르게 된다.
이는 벗 사귀는 도리에 있어 유념해둘 만한 것이다.
雲映日而成霞, 泉挂岩而成瀑. 所托者異, 而名亦因之. 此友道之所以可貴也. 《幽夢影》
같은 구름이라도 그저 떠다니면 구름일 뿐이로되 해를 벗하니 아름다운 노을이 된다.
비를 몰고 오는 구름이 될까? 아름다운 노을이 될까?
같은 물이건만 절벽을 타고 떨어지자 사람들은 폭포라고 말한다.
도랑물이 될까? 아니면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의 폭포가 될까?
누구와 벗하는 가에 따라 그렇게 달라진다. 삼가고 삼갈 일이다.
- 정민 / 청언소품 중에서 -
**************************************
오늘 새벽달과 하늘빛이 참으로 청량했습니다.
춘분 지난 날,
일분씩 길어지는 밝음에 맞추어
달리 빛을 발하는 하늘과 달을 대하노라니
무엇을 만나는지, 어느 시간을 지나는지에 따라
제 빛이 저절로 달라짐이 문득 느껴집니다.
이에
내 마음에 따라 달리 빚어지는 빛이기도 할 테니
옛 선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내 모든 것을
참으로 삼가고 삼갈 일입니다.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리연 (0) | 2014.06.27 |
---|---|
'대장경' 에서 희망을 읽다 (0) | 2014.04.30 |
매화초옥도 (그림) (0) | 2014.03.13 |
그녀의 이야기 (0) | 2014.02.20 |
화첩기행 (0) | 2014.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