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처음 펼치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함께 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신앙생활을 한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이 어제와 오늘이 똑같아
세월이 나와 같이 서 있는 줄 알았더니
새해가 되었다고 합니다.
똑같은 하루의 모습이지만 새로움 속의 아침에
새로움을 담아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간절히 전해 봅니다.
눈이 와서 해를 바라볼 수 없지만
포근한 눈 속에서 하루를 근신하며 마음 차분히 보내고 싶습니다.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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