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絶交다!
안도현 / 무식한 놈
우리 모두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 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그래야 절교로 인한 슬픔이 없을 것 같으니까요!
이 좋은 가을날에 가을꽃으로 우리 단단히 묶어 둠이 옳지 않으리오.
꽃을 많이 대하는 사람이야 구절초다 쑥부쟁이다 쉽게 구별 할 수 있겠지만
저 안도현 시인처럼 구별 못하고, 자칭 무식한* 이라 했지만
저는 시인이 아니니 그런 표현은 못하겠습니다.
빛이 많이 들어가 제 사진이 부족하지만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구절초는 제 표현으로 너무 고고한 품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늘 닮고 싶어 하는 분위기 입니다.
꽃잎이 두툼하여 탄력감이 느껴지며,
하나의 꽃대에 한 송이의 하얀, 또는 아주 연한 분홍 꽃을 피웁니다.
쑥부쟁이는 제 표현으로 수수하며 청초합니다.
꽃잎이 가늘고 많은 가지 끝에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군락을 이루며 피어나는 느낌입니다.
연보랏빛의 꽃은 환상적이지요~
구절초보다 훨씬 눈에 잘 보이는 꽃입니다.
우리는 그 흔한 꽃을 들국화라 불렀다. 가을에 아무렇게 피어나는 꽃,
들국화.. 들국화...
'흰구름이 떠도는 가을 언덕에 한떨기 들국화가 피어 있는데~~' 라는
가곡을 퍽이나 좋아 했는데...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꼭 만나고 싶은 풍경 속의 꽃이 있다.
산을 오르내릴 때 마다, 산자락을 끼고 돌아 설 때 마다
내 마음은 조바심이 난다. 웬일인지
늘 이 맘 때쯤이면 지천으로 피어나는 쑥부쟁이를 볼 수 없는 까닭에
이 계절이 가기 전에 볼 수 없으려는지 하는 그리움은 나로 하여금
내 기억에 남아있는 쑥부쟁이의 흔적을 찾아 맴돌게 하였다.
오늘도 그랬다.
출근길에 아직 둘러보지 못한 길을 택하여 한 구비 돌아서는 순간
내 눈을 환하게 밝혀주는 연보랏빛 꽃이 보였다.
산 능선을 타고 내려온 산자락 끝에 높이 쌓은 축대 위에서 하늘거리며
피어있는 쑥부쟁이의 청초한 모습은 그대로 사무치는 내 그리움이었다.
저 쑥부쟁이야 나에게 무슨 정이 있을까마는 나는 저 수수한 꽃을 보면
톡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주르륵 떨어질 알 수 없는 사무침이 내 마음에 가득하다.
나를 침잠의 세계로 끌어 들이는 가슴 싸해지는 이 애잔함을 나는 너무 좋아한다.
그 연보랏빛 마음에 녹아들고픈 간절함에 가을이면 기다리는 꽃이다.
가을이 되면 새파란 하늘처럼 애태우는 그런 간절함 하나 감추고 살아가는 삶이고 싶다.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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