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사진

아니! 이럴 수가~~

물소리~~^ 2018. 5. 26. 15:10





아니?? 내가 골목길을 잘못 들어왔을까?

분명 이 길이 맞는데일주일 전 만리향 나무 한 가지를 꺾은 후,

죄 지은 사람처럼 살금살금 다시 한 번 찾아 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나무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하니 나는 골목 구간을 잘못 들어왔나 보다고 발길을 돌리려는데

아파트 담 밑으로 꺾인 나뭇가지들이 쌓여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앵두나무와 넝쿨장미였다.


!! 그때서야 놀라움과 함께 돌아온 생각!

그렇다면 만리향도 그렇게 잘려 나간 것이다.

다시 그 자리쯤으로 되돌아가보니

아닌 게 아니라 담장 밖, 도로변으로 뻗힌 가지들을 모조리 잘라낸 것이었다.

세상에나~~ 그렇게도 무성히 자라 꽃을 피워 나로 하여금 욕심을 부리도록 했는데

가지 꺾은 마음을 반성했었는데

이렇게 모조리 잘렸다니~~ 참으로 아까운 마음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무를 자르는 날 왔더라면 모조리 달라고 했을 건데.

나도 나무가 이렇게 잘릴 줄 몰랐는데

하물며 나무는 얼마나 놀랐을까.

우리 모두는 한 치 앞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들이

늘 공존하는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일상인 것이다.

나로 하여금 생각의 발상을 주는 사물들은 나의 주변에서 흔하게 존재하는 것들이다.

事物들은 모두에게 공유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나에게 事物이었던 잘려 나간 만리향 나무는

아마도 도로를 관리하는 사람에게는 私物의 존재였나 보다.


꽃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피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번식에 필요한 과정이며 여정의 한 부분으로

화려한 모습과 진한 향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참한 모습인 것이다.

그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꺾임으로 사라졌으니

그야말로 허무한 꽃이 되었구나!


그런데 왜 나는 사라진 꽃자리에 서서 마음이 조금씩 떳떳해지고 있는 걸까.



▲ 5월 17일 모습



▲ 5월 24일 모습


▲ 만리향 나무의 잘린 모습



▲ 담장 밖으로 뻗어나온 앵두나무와 넝쿨장미도 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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