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봄 동산에서

물소리~~^ 2015. 3. 1. 23:04

 

 

 

 

▲ 산자고

 

3월 초하루

봄의 계절이 시작되는 첫 날입니다.

무어든 ‘첫’ 이라는 설렘이 있을진대

우리 뒷산의 첫 술렁임은 어떨지 조심스레 엿보러 갔습니다. 

 

아직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나무들은 아직도

제 몸을 속속들이 보여 주고 있을 뿐이었고

여기저기 간벌된 소나무의 잔재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으니

차라리

모든 것이 희미하게 보이는

새벽녘의 모습이 훨씬 정감 있는 듯싶습니다.  

 

첫 모습을 이렇게 썰렁함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아

예전의 꽃들의 보금자리 근처에서

허리를 반쯤 구부리고 살금살금 걸으며 세세히 살펴보았답니다.

 

 

▲ 생강나무

아, 생강나무의 통통하게 여문 꽃망울에서 한 줄기 노란 빛을 보았습니다.

아직 추우니 밖에 나가지 말라는 엄마 말을 듣고

그래도 바깥세상이 궁금한 듯 빼꼼 엿보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워요.

 

 

▲ 진달래 꽃망울

우리 뒷산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진달래나무예요.

역시 막 오르기 시작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춘기 소녀처럼 통통 튀어 오르고 있네요.

 

 

 

 

▲ 동백

아, 도심근처에서 보기 어려운 홑 동백 한 그루가

수줍게 꽃을 피웠어요,

빨간 꽃잎에 황금빛 수술이 어쩜 그리도 환상적인 어울림일까요.

마치 빨간 잔에 황금빛 술을 담아 축배를 권하는 모습 같아요,

차마 지난겨울의 열매 흔적조차 내치지 못하는 참 여린 마음이면서도

모습만큼은 당찬, 환한 모습 이예요.

예쁜 모습으로도 욕심 내지 않는 동백이 정말 예쁩니다.

 

 

 

▲ 산자고

아, 드디어 만났어요.

산자고!!

이 근방이 산자고 꽃밭인데 아직은 한 두 송이만 피었으니

참으로 귀한 모습이지요?

꼭 귀부인의 우아한 자태처럼 곱기만 합니다.

흰 꽃잎에 자주색 줄무늬의 배색은 그 누가 알려 주었을까요.

산자고 꽃을 볼 때마다 저도 옷차림을 이렇게 어울리게 하고 싶답니다.

참으로 고고한 모습 이예요.

 

 

 

▲ 봄까치꽃

하하

귀여운 봄까치꽃 이예요.

한 때 이름 때문에 뾰루퉁 했었는데

이제 예쁜 이름으로 불리면서 모습도 더욱 예뻐지는 것 같아요.

이른 봄, 황량한 너른 들판에 무리지어 피어나서

바람에 잔잔히 흔들리는 이들의 군무가 얼마나 멋진지 한 번 상상해 보셔요!

 

저절로 오는 봄이라지만

꼭 만나고 싶어 하는 제 마음을 이렇게 저버리지 않는 봄꽃들이

참 기특합니다.

정겨운,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주렵니다.

봄 동산에 앉아 봄꽃들의 출석부를 펼쳐들고

1번부터 하나하나 불러보겠다는 제 마음에는 어느새 봄으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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