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싱싱한 푸른 잎을 너울거리며 잘 자라던 행운목이
언제부터인가 잎을 누렇게 변색시키며 축 늘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추워진 겨울초반의 날씨에 적응을 못했을까 하는 염려로
행운목만을 거실로 들여놓았다.
누렇게 변색된 잎을 잘라내고
물도 한 번 더 주며 관심으로 지켜보던 중,
아, 낮은 곳의 잎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 세상에!!
깜짝 반가운 마음에 애정이 솟구친다.
그렇구나!
꽃대를 올리기 위해 잎들이 양분을 양보했구나! 하는 생각에 머무르자
낡아 축 늘어진 잎이 어찌나 대견한지 모르겠다.
새로움을 탄생시키기 위해
양분을 모아주고 자신은 말라비틀어지는 것을…
새로움을 피어내는 일은
고운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낡음에서 솟아나는 것임을…
겹겹이 늘어진 내 부모님의 주름에서
내가 살아가고
내 야위어가는 힘으로 그나마
내 아이들을 받쳐주고 있듯
낡음과 새것의 관계는 생명이었다.
꽃피워
그냥 내 가슴 속에 행복을 피워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