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손이 꽃
실내 공기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식물이라 하여
수년 동안 팔손이를 베란다에서 키우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집 팔손이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
잎만 무성하게 키울 뿐, 꽃을 피우지 못함은
아마도 곤충들을 만나지 못해 수정을 못해서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다.
팔손이라는 이름은 여덟 갈래로 나누어진 잎의 모습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하지만 우리 집 팔손이는 아홉 갈래로 나누어진 잎이 더 많다.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남편은 그 모습을 보고
‘ *신이구만 ’ 하여 크게 웃은 적이 있다.
아파트 화단에도 커다란 팔손이가 있는데
가을 접어들면서부터 지금까지 큰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꽃을 보기 어려운 시기에
여러 개의 꽃이 모여 하나의 공처럼 탐스럽게 피어난 꽃이 반갑기는 하였지만
파리들이 다글다글 앉아 있으니 조금 불결하게 보인다.
보통 10~12월에 피는 꽃으로
한 번 피면 오랫동안 꽃의 모습을 유지하는데
그 이유는 꽃가루받이를 해줄 벌 나비가 사라질 때 피어난 꽃이
드문드문 찾아 올 벌 나비를 기다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틈에 파리들이 찾아와 꽃가루받이를 해준다고 한다.
꿩 대신 닭이라더니
팔손이는 그렇게 파리들의 힘으로 꽃가루받이를 하나보다
불결한 이미지로 쫓아내기 바쁜데
꽃가루받이 라니!! 조금 의아스럽다.
팔손이는 우리의 토종식물이라고 한다.
잎이 크고 상록성의 특징으로 분위기 연출에 그만이다.
또한 한방에서는 진해, 거담, 진통의 효과를 내는 약재로 사용한다고 한다.
또 말린 잎을 우려 낸 물로 목욕을 하면 류머티즘에도 좋다고 한다.
멋진 커다란 잎으로 싱그러움을 전해주고
스스로 지닌 좋은 성분의 실용적 효과까지 두루 갖춘
우리의 토종 나무 팔손이가 12월을 맞는 마음이 참 바쁜가 보다.
팔손아~~
파리를 끌어들이지 않고 그냥 살아가면 안 되겠니?
사진을 찍으려고 파리들을 날려 보냈기에 몇 마리밖에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