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온통 다른 곳에 쏟으면서 차례 음식준비를 하는 나에게 조상님들은 금방이라도 죽비를 내리치실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신은 팔려있지만 손길은 말짱하니 그래도 할 일은 다 해야 한다. 지금 내 정신을 빼앗아 간 나만의 일을 할 수 있기에 물에 손이 퉁퉁 부어오를 정도로 난 더욱 열심히 했다. 날씨가 더워 고무장갑 같은 것을 낄 짬도 주지 않았지만 내 계획대로 하고 싶은 일이 있기에 시간 차질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를 더 부지런하게 만들고 있었다.
내가 이러는 까닭은 ‘숨은꽃’ 때문이다. 이는 양귀자의 단편소설로 1992년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80년대 원미동 사람들이라는 소설로 각광을 받을 당시 그녀의 경력을 읽다 나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부러움과 함께 퍽 놀랐던 기억이 난다. 며칠 전 우연히 이 숨은꽃을 수능시험에 인용되는 소설로 가상하여 문제풀이 식으로 작품을 해석해 놓은 글을 보게 되었다. 물론 몇 년 전의 글이었다. 그 글을 읽으며 그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했고 단편소설인 만큼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었다. 단편소설을 쓰기로 작정을 했지만 마음대로 글이 써지지 않으면서 미로에 봉착하자 그녀는 머리를 식힐 겸 여행에 오르는 일로부터 시작한다. 그녀가 찾아 가고자 하는 곳은 자신의 고향 가까이에 있는 귀신사 이였다. 처음 이름을 보고 조금 으스스한 기분이었는데 한자로 쓰인 歸信寺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믿음으로 귀의하는 절, 종교적인 의미로 부족함이 없음에 다소 안도가 되면서 그곳에 한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문학과 어우러진 장소라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란 생각과 그에 대한 나의 멈출 줄 모르는 호기심 때문이다. 그 절은 금산사의 말사로 금산사 가까이 있었지만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기에 나 또한 듣는 것조차 처음이었다.
시댁의 제사는 추석보다 한 달 보름여를 앞서 있었다. 지난 제삿날에 예정에 없던 성묘를 하였다. 그런 이유로 오늘 추석에는 그날 가지 못하셨던 분들만 성묘를 가시기로 하는 말씀들을 나누는 소리를 주방에서 들었다. 나만의 계획성사의 가능성을 믿으며 혼자 좋아했으니, 조상님들은 이런 나를 야단 하셨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차 한 잔을 나누고 아이와 함께 친정어머님께 달려가는 길, 그 길은 귀신사에 더 가까이 가는 길이다. 어머니와 언니네 식구들과 같이 점심식사를 하고 큰아이는 오늘 돌아가야 하기에 터미널에 데려다주고 남편과 나는 귀신사를 찾아갔다. 한번 갔던 길이라면 나 혼자서도 갈 수 있지만, 초행길이어서 남편에게 같이 가자했더니 흔쾌히 승낙하며 길 안내기사가 되어 주겠노라고 응수한다.
작가는 소설에서 “귀신사는 우선 이름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영원을 돌아다니다 지친 신이 쉬러 돌아오는 자리. 이름에 비하면 너무 보잘것없는 절이지만 조용하고 아늑해서 친구는 아들을 데리고 종종 그 절을 찾는다.” 고 했다. 그녀가 책속에서 절을 찾아가는 계절은 가을이었다. 나 또한 비록 조금 이르기는 해도 분명 가을에 찾아가고 있으니 어쩌면 작가가 느꼈던 감성을 내가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작은 흥분이 일고 있었다. 모악산자락 어디쯤을 타고 굽이도는 산길의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무리지어 피어있는 해바라기를 닮은 뚱딴지의 맑은 모습에 웬 이름이 뚱딴지같으냐고 물으니 내 물음이 오히려 뚱딴지같단다. 작은 계곡 군데군데에 자주색으로 피어있는 물봉선의 모습이 애처롭다. 언제보아도 내 마음을 빼앗아 가는 청순한 모습으로 드문드문 피어있는 보랏빛 쑥부쟁이가 참 반갑다. 꽃들의 모습이 사라지는가 하니 양 도로변에 줄지어 서있는 벚나무들이 나타나며 어느새 잎을 하나 둘 씩 물들어 가며 세월을 슬쩍슬쩍 넘기고 있다. 봄 날 벚꽃 필 무렵의 화사한 풍경을 그 어디쯤에 숨겨두었는지 그 모습을 그리는 내 마음이 잠시 기분 좋게 허허롭다.
귀신사의 안내 표지판이 보이면서 난 작가의 행적을 찾아보고 싶었다. 어느 집에서 민박을 했을까? 옛날 학부형을 우연히 마주친 길이 어디쯤일까 두리번거리는데 차는 어느새 이끼 가득한 돌담 밑으로 스르륵 들어간다. 순간 내 숨이 멎는다. 아무렇게나 생긴 돌덩이를 쌓아 놓은 담의 고풍스런 모습부터 이 절이 예사 절이 아님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몇 개의 돌계단을 오르자 세상에! 어느 집 마당에 들어선 듯 곧바로 보이는 대적광전과 명부전의 두 채의 불당과 살림집뿐인 단아함에서 와락 당겨오는 고적함에 저절로 입이 다물어진다.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창건되었다는 비구니 사찰 귀신사는 천년고찰의 명색에 어울릴 만큼 고색이 창연했다. 단청을 하지 않은 단아한 갈색만이 감도는 속에 유독 붉은 꽃을 피운 배롱나무의 멋들어진 가지가 단청을 대신하고 싶다는 듯 품어내는 정취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대적광전(대웅전)안의 거대한 부처님의 오묘한 모습에 잠깐 예의 표하고 천천히 뒤로 돌아드니 탑전에 오르는 또 하나의 아담한 돌계단이 나타난다.
아, 그곳에는 소설 속에 나오는 감나무들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들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고 땅위에 떨어진 몇 개의 감들은 아예 속살마저 환하게 보여 주려는 듯 으깨져 있다.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놓아 버린 그 정취에 또 한 번 숨죽인다. 작가는 어느 여염집 같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절이지만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면 상당히 많은 말을 하는 절이라고 하였다. 드러나는 아무것도 없으면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낡고 허름한 귀신사의 풍경.
그렇다. 작가는 이 점을 알고 있었고 나는 마음으로 보는 능력이 없음일 것이다. 마음에 드는 풍경하나 제대로 주워 담지 못하는 나 일 것이다. 작가는 이 뒷동산에 앉아 옛일을 회상하고 만난다. 나는 무엇을 회상하고 무엇을 만난다 말인가? 뒤에서 내려다보이는 맞배지붕이 잡히지 않는 내 상념을 가볍게 들어 올려 주고 있다. 지붕 밑으로 수직으로 꽂혀 내려오는 풍판이 참으로 가지런하다. 이 적요는 고통마저 가지런함으로 잡아주고 있다. 나의 무엇이 저렇게 가지런할 수 있겠는가. 지붕 밑 풍판의 말없는 가르침은 그 가지런함에서 내 상념을 끄집어내야만 한다는 점을 알려 주고 있지만 난 잡을 수 없다.
갑자기 속이 쓰리며 불편해진다. 해우소를 다녀온 내 몸이 허공에 붕 오를 듯 가벼움을 전해준다. 비운 내 마음 만큼 육체마저 가볍게 하라는 선물인 것 같아 더욱 경건해지니 돌아서는 뒷모습마저 불경스러운 것 같다. 뜰 곳곳에 피어난 잔잔한 꽃들이 잔잔한 웃음으로 편안함을 건네주며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 주고 있다. 글쓰기의 미로에 봉착한 작가는 그 미로마저 글감으로 하여 글을 쓸 수 있음은 오직 작가의 능력이 닿기 때문일 것이다. 난 그녀를 부러워해야 할 아무런 조건이 없는 독자일 뿐으로 그녀의 문학성이 배어있는 작은 절 한번 찾아보게 한 그 배려에 감동을 할 뿐이다. (08.09)
cecilia0908
08.09.28 14:07
아무리 바빠도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 금와님은 시간표를 잘 짜시고 든든한 보디가드에 안전한 운전기사를 채용하셔서 좋은 여행이 되셨을 것이고 그래서 이렇게 좋은 글이 나오는가 봅니다. 내조도 잘 하시고 외조도 잘 받으시고 환상의 커플이네요. 좋은글 잘 읽고 구경 잘 하고 갑니다.
spring4
08.09.28 20:44
경자님, 혼자만의 온갖 궁리를 다한 모습을 보시고 시간표를 잘 짰다고 말씀해 주시니 그런가? 하면서 혼자 웃음 짓습니다. 제가 해보고 싶은 일들을 했다는 뿌듯함으로 일관된 하루였어요. 고운 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anna76
08.09.25 10:04
글 잘 읽었습니다. 양귀자님의 모순이란 글이 생각나네요.
님께서 쓰신 글이 마음에 와 닿네요. 절의 풍경들도 아늑하고 소박하네요 ..
spring4
08.09.26 08:45
산나님! 반갑습니다. 글을 읽으신 간결한 마음을 보여주시니 제가 감탄입니다. 모순을 읽으셨군요. 삶에서의 현실적인 것이 오히려 상처의 치유가 될 수 있다는 정도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좋은 가을날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해피
08.09.23 18:40
금와님? 오랜만에 님의 글을 읽으니 만난 듯 반갑습니다. 글방 가족들 모두 안녕 하시지요!저는 바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님의 달필을 통해 예전에 많이 읽었던 양귀자씨의 소설이 하나 둘 생각납니다.
나도 다시 한 번 찾아 읽어 보렵니다. 이인순 입니다
spring4
08.09.24 08:23
인순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추석명절은 잘 보내셨는지… 두루 궁금한 마음 가득하면서도 안부도 묻지 못하고 지난 마음이 부끄럽습니다. 물론 더 좋은 일 하시며 지내시리라는 믿음도 함께 했지요. 더 자주 오셔서 좋은 글 보여주시기 소망합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kwr84
08.09.20 22:19
금와님
저도 양귀자 님의 글을 참 좋아한답니다.
귀신사, 한문으로 써야 제 맛이 나는데 한글로 쓰니 무섭네요.
들꽃들이 아름답네요.
역시 한국은 아기자기 한 곳이 많아서 좋아요.
spring4
08.09.21 20:13
우령님, 양귀자님의 책을 좋아한다 하니 반가워요. 우령님은 책을 많이 읽기에 아마 두루 접할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풍경들이 아기자기함은 저도 인정하지요. 그래서 더 정겹기도 하고요. 간결한 문체의 댓글에 한참을 읽어 보았지요. 건강하게 지내길...
옹달샘
08.09.20 09:51
문학작품 기행을 금와님 덕분에 저도 함께 잘 다녀 온것같습니다. 여러 장면의 사진도 구경하니 더욱 생생하게 다가 오네요. 즐거운 명절 보내셨지요?
spring4
08.09.20 21:55
옹달샘님, 절을 짓거나 그 절에 문학성을 부여하거나, 또 그 발자취를 찾아가 보고 싶은 근본적인 마음은 모두 선에서 기인한다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풍경들마저 의미가 부여되며 선함을 얻고자 그 어떤 전설이 전해지는 것 아닐까 해요. 같이 동행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운별
08.09.19 20:00
금와님 추석 차례 음식을 다 하시고 여유롭게 귀신사에서 작가가 보았던 많은 것들을 만나고 보고 오셨네요 나의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평범한 것들이 금와님 마음으로 비추면 어쩜 이리도 아름답게 빛이 나는지요 금와님은 하잘것 없는 것들도 윤이 나게 반짝이는 보석처럼 보이게 하시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셨어요 그 마음으로 볼수 있게 해 주시니 늘 고마워요
spring4
08.09.20 21:49
진숙님, 부끄럽습니다. 사실 제가 역사의 흔적이나 이렇게 누군가에 회자되어 알려진 것들을 만나는 것에 퍽 호기심이 많아요. 그렇게 마음이 한 번 가면 사람에게 정을 주듯 정이 쏠리곤 해요. 그러다보니 조금 지나침이 있지 않나 하는 염려스러움도 있지요. 그런 점을 이렇게 좋은 뜻으로 헤아려 주시니 염치없이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아침생각
08.09.18 10:35
금와님 언제나 글속에서 님의 정갈하고 깨끗한 모습이 느껴져서
제마음 마저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한번 뒤돌아 보게 합니다..
추석도 지나고 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와서 오랜만에
마음을 새롭게 하며 글을 읽는 재미와 잠시 마음의 평안을 느끼며
이아침 행복한 산책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보랏짗 쑥부쟁이..물봉선..늘 님의 글속에 등장하는 들꽃들이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문학 속에 풍경 감사하게 느끼고 만나고 갑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고운날 되시기를 ...
spring4
08.09.18 17:51
유경님, 추석 잘 보내셨는지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시간 속에 만날 수 있는 마음들이 더 없는 정겨움을 안겨주는 시간입니다. 다른 때 같으면 쌀쌀해진 바람결에 마음이 오소소 함께 흔들리는 초가을의 정취를 안겨 줄 터인데도 그러지 못하니 다름없이 피어나는 꽃들에 더 큰 의미를 찾아보고픈 마음입니다. 문학 속의 풍경을 같이 찾아주심에 고마운 마음 전해 드립니다. 유경님만의 고운 가을맞이하시길 빕니다.
sl2109
08.09.17 15:57금와님,
작가는 김종구와의 인연을 선연으로 생각하겠지요.
귀신사의 적요를 경험할 요량이었지만...
인간 김종구의 세상과의 소통 시름이
작가의 좋은 소설로 거듭나게 해 주었으니까요.
돌담옆 화려한 나팔꽃이 작은 절의 정취를 더 해 줍니다.
님의 좋은 글로 숨은꽃의 감상을 더해 봅니다.
spring4
08.09.17 21:29
경희님! 숨은꽃을 읽으셨군요! 책의 첫 문장이 "그는 귀신사에 있었다" 입니다. 그만큼 이 소설에서의 김종구는 제일의 모티브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를 만나면서부터 작가의 머릿속 에서는 글줄기가 형성된 되는 듯싶은 느낌을 받았답니다. 이렇게 느낀 점을 나눌 수 있어 참 좋아요. 절 풍경은 모든 것이 아름다웠습니다. 오랜 세월을 견디어 온 돌에 기대어 피어난 닭의장풀꽃도 참으로 멋져 보였고 또 마음이 바랜 듯 피어난 노랑상사화도 있었어요. .
망초씨
08.09.17 11:48
안녕하세요 금와님^^명절 잘 보내셨지요. 글에서 묻어나는 평화로움이 그런 마음이 들게 합니다. 귀신사 ..절이 아주 아늑하네요 요즘 지은 사찰들은 거의 웅장하고 단청색이 어느 땐 요란하게 다가오는데 오랜 풍상에 빛이 바랜듯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절집의 고적함 잘 느끼고 가지요 ..에궁 그저 좋다 저런 고요 감상 잘하고 가며 늦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구요 ^^*
spring4
08.09.17 21:21
망초님 반갑습니다. 건강은 이제 나아지셨는지 궁금합니다.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떠나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고 하지요. 우리한국인들이 떠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하면서 제일 많이 찾아가는 곳이 사찰이라고 해요. 그만큼 우리 정서에 절 이상의 장소로 각인되어 있다는 글을 본 적 있습니다. 제 사진만으로도 고적함을 느끼시는 망초님의 마음 한 구석에서 그런 우리의 정서를 느껴봅니다.
미리내천사
08.09.17 11:02
금와님~~즐거운 명절 보내셨는지요...
문학작품속의 기행을 금와님 따라 즐겁게 하고 왔습니다...
언제나 가보고 싶은 곳은 많으나 마음뿐임이 참 안타깝답니다..
오늘은 어느 님의 글향에 묻혀 계시는지~~~^^
spring4
08.09.17 21:13
미진님, 숨은 꽃을 찾아내기 어렵듯 글쓰기 또한 어려운 일임을 여행을 통해 찾아 나서는 작가의 마음이 한순간 마음에 닿아 그냥 그렇게 한 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저 나름대로의 명절을 보낸 것 같아 보람 있었습니다. 미진님의 추석은 어떠하셨는지 또한 궁금해지는 마음입니다.
가을마당
08.09.17 09:21
명절 잘 보내셨네요, 양귀자님의 원미동사람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님께서 따라가신 숨은꽃의 배경이 되는 귀신사의 가는 길에
글을 읽는 내내 함께 뒤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는 님의 글속 자취를 제가 가보아야겠단 마음이 듭니다
문경도, 대마도도, 귀신사도요.....
spring4
08.09.17 21:34
혜정님!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여행하기를 즐겨하는 것 같아요. 혜정님 역시 삶의 진실을 찾아 글을 이룰 수 있는 잠재의식으로 제 자취를 따라 제 글을 읽어 주셨으니 고맙기 이를 데 없습니다. 꿈을 꼭 이루시길 기도합니다.
가락지
08.09.16 14:40
언니야~ 귀산사 다녀 오셨군요 금산사는 자주 찾아 가곤 했는데 언니가 문학에 담김 이야기를 곁들여 들려주시니 귀신사절에 한번 가보고 싶어 졌어요. 조상님이 언니 뜻을 알아 잘 헤아려 주었으니 명절 잘 보내셨지요
spring4
08.09.16 21:26
현숙님, 명절 잘 보냈지요? 바쁜 일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는지 또 잠깐 틈을 내어 가을맞이 하고 왔는지 궁금해요. 귀신사 가는 길 쉬어요. 참 정감 있는 절이었어요. 세월을 잊게 해 주는 모습들은 왜 그렇게 정겨움을 안겨주는지... 가을이 짙어 가는 어느 하루 현숙님도 한 번 다녀오세요.
엔젤
08.09.16 09:15
금와님의 뒤를 따라 살포시 들꽃이며 산사의 아름답고 고요한 풍경에 취해보다 갑니다
늘 세심히 배려하며 쓰신 님의 글에 감사 하면서 추석은 잘보내셨는지요
풍성한 한가위만큼 행복 가득 하세요
spring4
08.09.16 13:19
샛별님, 가는 길목에서 만난 꽃들의 자태에 마음을 흠뻑 빼앗기기도 한 날이었습니다. 이제 가을의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어요. 고요함 속에 만나는 꽃들의 모습은 그 자체 그대로 고요함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제 마음에 취해보신 샛별님께 마음의 꽃 한 아름 드립니다.
이슬
08.09.16 08:32
책에서 읽은 감동을 직접 체험하기로 작정한 듯
가서 보고 느끼는 님의 정성이 부럽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지 않드라도 항상 그 자리에서 오시는 임
반기는 그 곳에 가고 싶어라
spring4
08.09.16 13:07
낙희님, 추석명절은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전 그 날을 벼르고 있었답니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서 더욱 호기심이 생기고 가보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어떠한 역사적 혹은 문학적인 사실에 현실로 직면한다는 것에 퍽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적이 뜸한 곳이라면 더욱 좋아하지요. 낙희님 이렇게 함께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anticham7
08.09.16 08:30
금와님~! 책이 주는 의미를 확실하게 부여받으셨네요.
님의 그 깊은 사고에 마음이 다가섭니다.
문득 떠오른 책이 있어서 검색을 해도 이젠 나오지 않는
어떤 책을 찾다가 이곳에 들어왔는데.... 이름에서조차도 마음이 당기는 그곳~!
20여년전 모악산에 올라 친구와 함께 바라보던 전주 시내가 눈에 그려지는 듯 합니다...
우연히 스쳤던 곳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절...
[터]란 책을 읽으면서 마음으로 와 닿았던 그곳 모악산~!
다음에 혹 그곳에 가게 된다면 꼭 들리게 될 것 같은 귀신사~!
눈을 감고 그곳을 그려봅니다.
spring4
08.09.16 13:02
명진님, 낯선 장소가 아니라하시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모악산이 풍수지리설로 따지면 명당자리라 해요. 귀신사의 자리도 음기가 세어서 그걸 누르고자 사진 아래 부분에 있는 석수를 (돌로 된 짐승)세워 놓기도 했다는 군요. 석수 모양이 특이하답니다. 어쨌든 역사와 문학이 어우러진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 날이었습니다.
이옥자
08.09.16 00:22
금와님! 추석을 어찌나 알차게 보내셨는지요. 문득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가로이 잡념에 빠져 있던 내 모습을 반성해봅니다. 귀신사 이름만으로는 오싹한 그곳,
금와님의 답사여행기로 호기심이 일어납니다.
언제나 넋을 놓게 만드는 금와님의 멋진 글에 머물다 갑니다.
spring4
08.09.16 12:46
옥자님, 한가로운 잡념이라니요. 깊은 생각에 마음을 넣는 옥자님의 뜻 깊은 날들에 저도 함께 동행 하고 싶었습니다. 꼭 그곳이 아니래도 마음이 행하고자 하는 날 다녀온다면 어느 곳이든 깊은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 이예요. 좋은 하루 열어 가시길 바랍니다.
시향동산
08.09.15 12:19
금와님! 귀신사, 양귀자님...익숙한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저도 금산사 가는 길에 처음으로 귀신사를 보고 오싹한 느낌을 가졌다가 歸 信 의 한자를 보고 멋진 사찰의 이름이라고 생각한 기억이 납니다. 그 귀신사가 금와님의 문학기행에서 이처럼 귀하게 부각되어오니 저는 금와님의 '한가위 貴 信 辭 '를 읽는 느낌입니다. 자연과 문학에 대한 귀한 믿음의 서사시처럼 느껴지니요~~~~~~
spring4
08.09.15 21:15
현숙님, 정말 우리에게 공통으로 익숙한 것들임에 통하는 마음입니다. 믿음으로 귀하게 된 서사시란 말로 해석해 주시는 현숙님은 과연 귀재(鬼才)이십니다. 무언가에 사연이 있다는 것은 사람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것 같아요. 그 대상이 이처럼 역사와 함께 같이하는 것이라면 저는 그것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해 주고 싶은 마음이랍니다. 괜한 다감함으로 그들을 대하고 싶어요.
driftwood
금와님! 귀신사를 다녀오셨군요. 저희 집에는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이 1991년도 부터 2007년도 까지 다 있지요. 양귀자씨의 그 작품을 읽은 기억이나지만 다시 읽어야 겠다고 책장에 가 보니 아니 1992년도 편만 없잖아요. 작년에 열권 정도 어느 댁에 빌려 주었다가 얼마 전에 찾아오면서 바로 그 편을 그 집에 놓아두고 안 가져 왔군요. 그 책 읽으면서 참 감동적이였는데.. 귀신사의 사진이 너무 정갈스러워 아주 최근에 지은 절 같이 보여 질 정도군요. 님의 귀신사 답사기를 읽으니 와 나도 가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듭니다. 결국 님은 추석을 아주 썩 잘 보내셨군요. 가고 싶은 곳을 가셨으니...
spring4
08.09.15 11:23
좋은세상님! 반갑습니다. 글 올려놓고 잠깐 나갔다 왔는데 세상님 벌써 다녀가시니 얼마나 반가운지요. 그 소설을 읽으셨다니 제가 힘이 됩니다. 책을 애지중지 하시는 세상님의 마음이 보여 마음이 짠 해집니다. 그 소설에 이 절을 보수하는 광경이 나와요. 찾아보니 1992년 쯤 대대적인 보수를 한 번 했다고 합니다. 그 고즈넉한 풍경이 정말 마음에 쏙 닿으니 세상님 말씀같이 올 추석을 제대로 보낸 것 같은 생각에 마음 뿌듯하답니다. 문학 속에 나오는 풍경들을 기회 닿으면 한 번씩 찾아보고자 생각했었습니다. 어제저녁은 날씨가 흐려 보름달을 볼 수 없었지만 하늘 바라보며 세상님 얼굴 떠올렸습니다. 며칠 비운 필통을 차근차근 둘러보고 싶어요. 세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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