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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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을 맺어 가는데…

물소리~~^ 2014. 11. 2. 21:59

 

 

 

 

 

 

 

가을은 성큼성큼 걸어가며 풍경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어제부터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더니

오늘 일요일은 바람까지 합세하니 스산함도 끼어든다.

내 일상의 차분함으로 가을의 끼를 거둬들이고 싶다. 

 

하나씩 세탁해 둔 여름 이불들과

두텁고 포근함을 안겨주는 겨울이불들과의 장롱 속 자리바꿈을 했다.

깊숙이 들어간 여름이불들에

분홍빛 고운 천으로 덮개를 해 놓으니 기분이 참 개운해진다.

두툼한 이불들을 앞으로, 위로, 앞세워 놓으니

추우면 얼른 꺼낼 수 있다는 든든함이 좋았다. 

 

내친 김에 옷장도 자리바꿈을 하였다.

짧고 가벼운 여름옷과

추위를 막아 줄 겨울옷의 위치를 바꿨다.

정리함으로 들어간 자잘한 계절 소품들도 자리를 바꾸어 주고 나니

집안이 더욱 정리된 듯 안온함 이었는데

문득 아이들 생각에 와락 슬픔이 밀려온다. 

 

늘 이맘때쯤이면 아이들 옷도 정리를 해주곤 했는데

이제는 저희들 각자 생활하고 있으니 내 손길이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인지라 꼭 거둬주어야 하는데…

지금 아주 많이 아이들이 보고 싶다. 이제 제 짝들을 찾아 나서야 하는데…

그동안만이라도 내 손길을 멈추지 말아야하는데…

일을 한다는 핑계로 자꾸만 소홀해지고 있음에 못내 서러워지기까지 한다. 

 

정리를 마치고 뒷산에 올랐다.

수북이 낙엽 쌓인 오솔길이 참으로 정겹다.

사방 천지에 묻어나는 가을 색과 빛 사이에

오늘은 유독 열매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순을 올리고, 꽃을 피우고, 이제는 열매로서

결실을 맺는 저들에게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삶의 여정을 읽는다.

아, 과연 나는 얼마만큼의 결실을 맺었는가.

아이들 생각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우리 아이들이 한 가정을 이루고 나면

내가 임무를 완성하는 결실을 맺는 것이라고

선을 긋고 싶은데 그나마도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구나.

오늘 내 안을 훑고 지나는 이 쓸쓸함은

그저 가을이 보낸 초대장에 응 할 수 없는 마음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 계요등

 

 

▲ 덤불꼭두서니

 

 

▲ 노박덩굴

툭!툭! 노란껍질을 벗겨내는 소리를 나는 좋아한다. 

 

 

 

▲ 댕댕이덩굴

 

 

▲ 낭아초

이리이(빨)라는 사나운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청순한 꽃이라 여겼는데

열매만큼은 이름값을 톡톡히 해 내는 듯 거칠다.

 

 

▲ 영실(찔레꽃 열매)

 

 

▲ 청미래덩굴

 

 

▲ 팥배나무

(설익은 열매가 낙엽위에 떨어져 있었다)

 

 

▲ 붉나무

 

 

 

▲ 누리장나무

 

 

▲ 남천

 

 

▲ 매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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