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마의 열매
내일이 절기상 대한이란다.
일찍이 올 겨울 날씨를 예보하길
혹독한 추위와 엄청 많은 눈이 내릴 거라고 했는데
1월 하순이 되도록 눈은 딱 한 번 내렸을 뿐이다.
기온도 며칠만 추웠을 뿐, 한낮 양지쪽 햇살은 마냥 따듯하기만 하다.
대한 절기가 제 이름값을 못하고 있으니
너도 나도 절기를 무시하며 때를 모르고 지내고 있다.
바람마저 햇살에 풀어진 오솔길가의 부석한 갈색덤불무리들이 정겹다.
마른나무가지위에 마른 덩굴을 올려놓고서 해바라기 하고 있는
참마의 열매 빛이 참으로 곱다.
어디 빛뿐이랴
기하학적인 열매 모양에서 빚어지는 아우라는 고상함이었다.
지난 가을 날의 하트모양의 잎이며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들의 풋풋함을 상기시켜주며
나로 하여금 사진기를 들추게 하는 저들은 스스로 다져놓은 고기술로
이미 나의 감정을 조절할 줄 하는 멋진 아이다.
참마는 이사를 다니는 식물이다.
한자리에서만 살아가는 식물인데 이사를 한다니…
참마는 잎을 피운 후,
뿌리에 저장해 둔 영양분을 줄기로 올려 보내기 시작한다고 한다.
줄기가 길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느라 뿌리는 쪼그라들기 시작하며
그 틈에 줄기는 새로운 뿌리 하나를 예비로 만들어 두고
열매를 맺고 잎이 누렇게 변할 때쯤 줄기에 모아두었던 영양분을
새 뿌리에 다시 내려 보낸다고 한다.
그 새 뿌리는 이미 쪼그라진 뿌리로부터 떨어진 곳에 새 뿌리를 내리게 되니
참마는 그만큼 자리를 이동하며 살아가는 식물이라고 한다.
마의 생명력이 긴 까닭은
이렇게 자리를 옮겨가며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하니
참으로 신비할 뿐이다.
다른 식물들과 차별화를 두고
독특한 모습과, 열매는 물론
살아가는 방법까지 스스로의 창의성을 지니고 살아가니
이들이야말로 신세대 중의 신세대가 아닌가!!
지난 9월의 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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