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리 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내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 번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날개야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 이상의 단편소설 <날개> 중에서 -
아침, 사무실에 도착하여 막 주차를 하는데
하늘에서 꾸륵 꾸륵 하는 새들의 소리가 들리더니
한 무리의 철새가 대열을 지어 날아가고 있다.
이 아침, 일찍부터 어디를 저리 바삐 날아가고 있을까.
강변도 아니고 들녘도 아닌
도심 한복판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의 무리가 퍽 신기하였다.
어쩜! 간밤에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는데...
저들이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었을까.
훨훨 나는 저들의 몸짓에 거칠 것 없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분명 저들도 지금 저렇게 날아야 하는 까닭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도 모른 채, 나 혼자 좋아라하며 염치없이 길상을 끌어내 본다. 나를 스치는 작은 것 하나에도 번뜩이는 마음을 걸어놓고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하고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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