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저녁,
이런 저런 집안일들을 마무리하고 난 개운함은
내 몸을 쉬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우선함에 자리에 눕고 싶어
창을 닫으려는데 라디오에서 ‘달에게 부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순간, 아! 보름달! 깜짝 반가운 마음으로 베란다에 나서니
달무리가 둘러진 달이 하늘에 떠 있었다.
정말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일!
차림을 하고 나섰다. 혼자 걸으며 달맞이 할 참이다.
알맞게 익은 저녁공기가 마냥 부드럽다.
하늘의 달은 제 몸이 부끄러울까? 아니면
뭇 사람들의 소원을 다 들어주기가 버거워서일까?
마치 커튼 뒤로 숨어서 제 빛을 분무기로 풀어 펼친 듯싶으니
이는 자신의 달빛이나마 모든 사람들에게
고루 베풀고 싶은 것인가 보다고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선명한 달의, 날렵한 매무새는 아니었지만 그냥 정겹다.
내 발걸음을 마냥 따라 나서는 달을 바라보며 걷노라니
마치 내가 달에 포위되어 있는 것 같았다.
내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달!
내 몸을 쉬게 하려고 누웠다면 이런 풍경, 느낌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한 대상을 바라보고 내 마음을 이입시키며 상대를 바라보면
말 없는 사물들도 나에 호응하며 내 생체리듬을 깨어나게 해준다.
느닷없이 먼 시대를 살았던
유명인들을 키워준 풍경들을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일어난다.
어쩌면 달은 제 모습을 감추는 대신
한 생각을 안겨주며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니
나는 참으로 크나큰 추석선물을 받았다.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소함속의 가을 (0) | 2016.09.22 |
---|---|
추석연휴의 풍경 (0) | 2016.09.16 |
추석을 기다리는 마음 (0) | 2016.09.13 |
오늘은 광복절! (0) | 2016.08.15 |
풍경 속에 묻었던..... (0) | 201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