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사진

단풍이 나누어준 비타민

물소리~~^ 2014. 11. 20. 15:15

 

 

 

 

 

 

난 언제나 점심을 가볍게 생각하고, 챙겨 먹는 것에 소홀하다.

차라리 그 시간을 아껴 나에게 유용한 시간을 만들자는 마음이 있기에

늘 해찰하고픈 마음이 앞서곤 한다. 오늘도 그렇게 점심시간에

점을 빼 버린 마음을 안고 인근 공원 산을 찾아 나섰다.

바라보기만 하고 둘레만 겉돌았을 뿐인 공원,

市를 지켜 준다는 守市塔이 우뚝 솟아있는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봄이면 벚꽃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 들이기도 하는 우리지방의 명산이다.

어쩌면 지금 막바지를 향해 혼신을 다하는

진한 단풍들의 모습이 더 궁금해서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곱게 물들인 나뭇잎들이

가을햇살을 여한 없이 누리고 있다.

나뭇잎들은 어떻게 저리도 밝은 모습일까.

이미 시들어 변색되고 볼품없는 자신들의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고 밝고 밝은 모습이다.

 

우리 사람들이 가을이 되면 기운과 의욕이 떨어지며 우울함을 느끼는 까닭은

적은 일조량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란다.

하여 햇빛을 많이 받아 비타민D를 섭취하라 했는데…

 

정말 나뭇잎들이 저리도 밝은 모습인 것은

가을의 맑은 햇빛을 여한 없이 받으며 비타민을 섭취해서인가 보다.

이 계절에 추레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우울하기도 하련만

가을 햇살에 힘입어 우울감은커녕 의욕이 충천하는 때인가 보다.

 

단풍이 빚어내는 원색의 화려함은 봄꽃보다도 수려하고

여름의 초록이 윤이 나는 젊음이라면

가을 단풍은 욕심 없는 마음으로 지금을 즐기는 중년의 모습이다.

내 보이지 않는 당당함으로 햇살을 거부하지 않는 강렬함이다.

 

단풍든 나무들 사이를 걷노라니

내 등 뒤로도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은은히 번지는 따사로움이 정말 좋다.

내 몸에 지금 비타민D가 쌓이고 있을 것이니

이제 나도 지금보다 더 밝은 당당함으로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햇볕이 그리워지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점심 대신

가을 햇살이 내려준 비타민과

단풍나무들이 나누어준 비타민을 흠뻑 마시고 먹고 나니

세상에서 제일 배부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느 경제학자는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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