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꽃
가을의 소원 /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 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이곳 동국사라는 절 뜨락에 토란꽃이 피었다는 뉴스입니다.
이 토란꽃은 100년에 한 번 핀다는 아주 귀한 꽃이랍니다.
잠깐 비 개인 사이에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귀한 꽃 바라보며
천천히 찾아오는 가을에
가을 소원을 함께 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 절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사람들이 지은 절이었기에
모습도, 정취도 느끼지 못한 곳이어서 관심이 없었던 곳입니다.
국내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의 애환이
우리민족의 고난의 역사가 아닐 런지요.
토란꽃 한 송이에 딸려 나오는 이야기에 마음의 정을 나누어 봅니다. (1075)
'꽃과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주일 후의 노루귀 (0) | 2012.03.13 |
---|---|
노루귀의 인사 (0) | 2012.03.09 |
애기풀 (2) | 2008.04.07 |
명자꽃, 솜나물, 양지꽃 (0) | 2008.04.06 |
선운사 동백꽃 (0) | 2008.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