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短想)

시내버스 체험

물소리~~^ 2025. 1. 13. 06:18

 

 


지난주 며칠 우리 고장에 많은 눈이 내렸다
서해안에 위치한 덕분에 겨울마다 눈 구경은 제대로 하는데
이번 겨울에는 눈이 적게 내리는데도
폰에 들어오는 안전문자의 조바심이 조금 호들갑스럽다는 내 생각이었다.

눈 오는 날이면 으레 출근길을 걷거나 택시를 타거나 하면서
은근 또 다른 겨울 맛을 느끼곤 하는데
이번 3일 동안은 버스를 이용했다.
언제라고 딱 집어 말 할 수없지만 당분간 일을 하면서 사무실을 정리해야  한다.
버스 노선을 검색해 보니

마침 출근시간과 퇴근 시간대에 맞춰 운행하는 나에게 딱 맞는 노선버스가 있었다.

첫날 출근은 신호등에 걸려 버스를 놓치고 50여분을 걸었다.
날씨만 그리 춥지 않다면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여
걷는 일이 훨씬 쉬울 텐데 너무 추웠다.
시내버스에 오르는 일은 낯설었다
얼마 만에 시내버스를 이용해 보는지.~~
요금도 모르고 있었고 카드 사용법도 몰랐다.

검색하여 요금이 1,600원 임을 알고
현금을 준비하여 손에 꼭 쥐고 올라탔지만
돈을 어디에 넣지? 두리번거리니 기사님이 넣는 곳을 알려 주신다
빈자리에 앉아
올리오는 손님들의 요금 내는 방법을 자세히 바라보니
현금은 거의 없고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릴 때 또다시 카드를 체그기에 대면 "하차입니다"라는 음성 안내가 나온다

아,  내려 달라는 신호인가 보다고 생각하고
나는 현금을 냈기에
내 의자 위의 누름버튼을 누르고 내 목적지에서 내렸다

퇴근 시에는 예정시간보다 버스가 엄청 늦게 왔다
길이 미끄러워서 그런가 보다고
20 여분을 기다리면서 정류장 부스 안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의자가 따뜻하다.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라며 앉아있는데
옆에 앉아 기다리시던 한 분이 심심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주거니 받거니 하니 버스가 온다
반가웠다
나를 집까지 데려다 줄 반가운 존재 ~~

카드를 사용해 보려고 손에 들고 올랐지만
어디다 카드를 대지,?
조금 망설이는데 뒤 따라 올라오던 젊은이가 얼른 알려준다.
그냥 마음이 뭉클 해진다
카드기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한다

빈자리가 있어 자리에 앉아 카드를 지갑에 넣는데.
옆자리 앉아 계시던 나이 지긋하신 남자분이 나에게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으신다
목적지를 말하니 자기도 그곳까지 간다며
카드를 지갑에 넣지 말고 가지고 있다가
내릴 때 한번 더 체크하라고 하신다.
뜨악해하는 나에게 내릴 때 한번 더 체크하면
50원이 할인된다고 알려 주신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연신 감탄을 하는데
서로 어울려 사는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지꾸 내 마음 깊은 곳을 적셔 주는 것이다

기사님도 길이 미끄러워서 그런지 완전히 멈춘 다음에 문을 열어주고
끝까지 안전 하게 운행을 하시느라
늦게 도착을 한 것 같았다.

목적지에 내려
내 옆의 분께 조심히 가시라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날은 춥고 길은 미끄러웠지만
마음은 참으로 따뜻한, 눈 많이 내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