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울리는 가을 소리
지난밤 둥근달이
온 세상 사람들의 소원을 품고 지나간 길목,
하늘의 구름이 단정한 마음으로 옷매무새 가다듬고 저만큼 서 있는 듯,
파란 하늘에 양떼구름이 잔잔히 펼쳐져 있다.
아, 진정 가을이 오나 보다.
가을이 오는 느낌~~
어릴 적 가을느낌이 아스라이 떠오르며 내 마음이 괜히 설렌다.
솜털 같은 구름을 바라보노라니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시큰해진다.
어제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께 다녀왔지만
이제는 형식적인 행위일 뿐~
어머니가 남겨주신 추억 하나마다 그리움이 일렁인다.
그 시절에 추석 전후 날씨는 적어도 나에게는 그냥 쓸쓸하면서도 애상스러우면서
옷소매를 내리게 하는 선선한 날씨는 그냥 그렇게 좋았던 것 같았다.
그때쯤이면 어머니는 장롱에서 세탁해 둔 조금은 두터운 솜이불을 꺼내 주셨다.
이불 홑청이 광목일지 포플린 천 일지 확실한 기억은 없지만
깨끗이 빨아 풀 먹인 후 다듬이질로 다듬어 꿰매 두신 이불이다.
홑청을 끼우면서 어머니는 바늘이 잘 안 들어가면
바늘을 머리에 쓱쓱 문질러 꿰매곤 하셨다.
새 이불이 방에 내려오고 그 이불 밑으로 내 몸을 쓱 밀어 넣노라면
사각거리는 그 감촉이 참 좋았었다. 솜이 안겨주는 가벼운 중압감도 참 좋았다.
그 좋은 느낌에 몸을 이리저리 뒤척여 보곤 했던 추억~
가을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얼마 지나면 풀이 죽어 부드러워진 홑청이지만
이불이 안겨주는 중압감은 그래도 좋았다.
하니 나는 지금도 솜이불과 요 한 채를 가지고 있다
시집올 때 어머니께서 목화솜으로 해 주신 이불이
너무 크고 두터워 그 솜을 타서 두 채의 이불로 만들어 두고
가끔 솜을 타 새롭게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차렵이불의 부드럽고 가벼운 이불도 좋지만
나의 경우로는 목화솜 이불의 좋은 느낌을 앞서지 못하고 있다.
홑청의 사각거림이 가을이 오는 소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연일 너무 더운 추석 명절을 보내고 보니
사각거리는 가을 느낌의 소리가 간절히 그리워진다.
저 파란 하늘의 구름 사이에 내 마음을 끼워
내 가슴을 울리는 추억 속의 고운 가을을 데려오고 싶다.
친구님들 더운 날씨의 추석을 잘 보내셨는지요
덥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정서를 가득지닌 명절이 주는 풍요로움은 여전하지요?
둥근달의 넉넉함을 안고
늘 평안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