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시방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물소리~~^
2023. 5. 16. 12:00
오월의 산하를 장식하는 꽃
그들은 결코 제 자리를 탓하지 않고
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음에
보면 볼수록 어여쁘고 어여쁘다
내 가난한 마음을 채워주는 꽃을 바라보며
한 시인의 시를 음미하면서
오솔길을 발맘발맘 걸어본다.
꽃자리(坐處花席) /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와 너와 그는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고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고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이라.
고맙고 반갑고 기쁘다.
꽃자리가 앉은 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