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꽃맞이
▲ 납매
입춘!
마음은 마냥 봄을 맞이한 것 같은데
실제로 보이는 풍경에서는 봄을 찾을 수 없으니 괜한 마음이 어깃장을 놓았을까.
지금쯤 수목원에는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납매가 피었을 거란 예상을 하고 무작정 달려갔다.
수목원 이름이 ‘한국도로공사 수목원’ 이다.
이름에서 보여주듯 이 수목원은 도로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호남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좋은 나무와 꽃, 풀들을 한 곳에 모아 잘 가꾸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수목원보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적인 모습이 많아 사철 어느 때 불쑥 찾아가곤 하는데
입춘 즈음인 요즈음이 되면 첫 마음이 되어 설레곤 한다.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그곳은 주말이어서인지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나는 성큼성큼 납매와 풍년화를 찾아 나섰다.
해마다 납매가 피었다는 기사를 대할 때면 보고 싶은 마음인데
납매 꽃이 전해주는 아득한 향기를 다시 맡으려면
또 다시 봄이 찾아와야한다는 그런 아득함도 함께 느끼기 때문일까.
똑같은 모습이면서도 늘 달리 느껴지는 까닭은 봄이 주는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 납매
납매가 활짝 필 때면, 풍년화는 꼬물거리고 있고
풍년화가 활짝 필 때면 납매는 이미 시들고 있는 까닭에
두 꽃을 만족하게 바라보는 일, 여간 어렵지 않은 것이다.
오늘 역시 풍년화는 이제 막 꽃을 피우려고
꼬물거리고 있으니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돌돌 말린 가는 꽃잎을 풀어내는 저 앙증맞은 모습 앞에서는
지난겨울 인고의 시간이 느껴지곤 하지만 그래도 정말 이쁘다
▲ 풍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