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短想)

모델이 되다

물소리~~^ 2015. 8. 9. 10:25

 

 

 

 

 

 

 

 

이른 아침 막 부서지는 햇살이

오솔길에 내 그림자를 그려 놓는다.

내 움직임을 조금도 놓치지 아니하고 그려낸다.

 

문득 멈춰서

그림을 다 그리라고 햇살의 모델이 되어주는데

어지러움이 일어난다.

아, 햇살은 알고 있을까.

움직임 끝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어지러움을 안고 있는 나를…

햇살은 모른 척,

내 어지러움을 그려내지 않으니 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걸어야겠다.

 

햇살은 아마도 심심했을 거야.

만나는 사물마다의 그림자를 꾸밈없는 선으로

움직임까지 그려내는 그 신비함을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

 

 

▲ 가짜 머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