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短想)

가을이 푹 젖었다.

물소리~~^ 2014. 10. 31. 15:24

 

 

 

 

 

 

 

 

집안에서는 분명 비가 내리고 있는 기척을 몰랐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서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잠시 멈칫 했지만

이 정도는 그냥 맞아도 될 거 같다는 생각에

후드를 머리에 둘러씌우고 나왔다.

 

내리는 비로 더욱 어둑한 길이지만

사위를 아우르는 한없는 아늑함으로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롭다

 

휘적휘적 걷는 내 발자국 소리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박자를 맞추어준다

점점 비가 많이 내리나보다

 

내리는 비를 받아내는 나뭇잎들의 부산스러움으로

寂寂한 새벽 산길이 갑자기 요란스럽다.

滴滴 소리 내며 떨어지는 물방울들도

10월이 다 지나감을 아쉬워하는지

통통거리며 나를 跡신다.

 

10월이 젖었다. 가을이 푹 젖었다.

 

 

             #.  滴滴(적적) : 뚝뚝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