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단비 맞는 홍련

물소리~~^ 2014. 7. 17. 20:48

 

 

 

 

 

 

비가 내린다.

환자복 차림의 사람들이 느릿느릿 오가는 병동에서

내 마음은 자꾸만 蓮밭으로 달린다.

이곳에서 나가 한 바퀴만 돌면 연지인데…

차분히 내리는 빗줄기에 마음을 다독이며 시간을 챙겨본다.

검사받으러 들어간 사람 별 탈 없이 나오니

蓮밭에 가자는 내 말에 흔쾌히 응해준다.

 

 

 

 

단비 내리는 날 오후,

가지런한 연꽃잎 꼬까신이

마치 내 마음처럼 어디론가 나가고 싶은 듯

정갈함으로 가지런히 놓여있다.

물 위에 그려진 그림자 있어 더욱 정숙하다.

 

 

 

옛 선조님들은

떨어진 연꽃잎을 술잔삼아

주거니 받거니 흥을 나누었다.

흥에 겨워 건넨 술잔을 얼결에 받고 취한

커다란 연잎들의 일렁이는 자태가 고혹적이다.

 

 

아무리 세상이 흔들려도

나만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고고하다고,

 

 

아, 나도 연꽃 만나러 가야지…

 

 

 

 

 

 

 

 

 

 

 

 

 

 

 

 

연꽃 만나러 나온 비둘기 가족이 비에 흠뻑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