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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초대장

물소리~~^ 2013. 10. 5. 21:15

 

 

 

   토요일~~ 쓸쓸하다.

   책상위에 펼쳐진 일들에

   그냥 마음 차분히 지니자고 부탁해보며

   차근히 처리해 나갔다.

 

   다독이려는 마음 사이로

   쓸쓸함은 더욱 비집고 들어온다.

   오늘 주어진 만큼의 일들을 마치고 책상을 정리하고

   기어이 밖으로 나왔다.

 

   소박한 가을맞이로

   쓸쓸함을 비워내 본 토요일 오후,

 

   가을을 만들고 있는 모든 존재들~

   같은 듯, 다른 듯, 각양각색의 얼굴로 마음껏 살아가는

   꽃들에게서 인생을 배우다.

 

 

 

 

정성스런 가을의 초대장을 받았다.

 

 

 

 

호수와 억새의 멋진 어울림의 풍경에 마음을 씻고

 

 

 

 

으아리

더 없이 깨끗한 백색의 꽃이 덩굴성으로

자태를 더욱 뽐내고 있다.

제 몸을 휘어 무엇인가를 감고 오르는 꽃

사위질빵이나 할미질빵과 비슷하나 잎에 톱니가 없음으로 구분한다.

 

 

 

 

벌개미취의 꽃 진 자리는 꽃처럼 예쁘다

뒤태마저 정갈함의 마음을 배우고 싶다.

 

 

 

 

 

 

수련과 노랑어리연

보여줄 만큼만 보여주는 절제의 마음~

물로 막은 거리를 다가갈 수 없었으니...

 

 

 

 

좀작살나무

고운 색을 돋보이려 힘껏 발돋움하고 있었다.

 

 

 

 

아, 구절초, 가을의 대명사!!

까마득 낭떠러지에 피어났지만

귀품어린 아우라는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은 고고함이다.

 

 

 

 

 

 

억새들의 자유스러움은 그대로

멋이 되어 나부낀다.

이제 막 피어난 풋내기 억새들은

아직 겸손함이 부족한 것일까?

세상구경을 하고 싶어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네..

 

 

 

 

 

 

뚱딴지

줄기는 해바라기, 뿌리는 감자가 되었으니

부끄러워 키만 자꾸 키우니 정말 뚱딴지로 구나

 

 

 

 

쓸쓸함을 채우고 돌아오는 길

참 가지런하다

 

 

 

 

하루를 마감하는 하늘~

오늘 내 마음의 쓸쓸함을 멋지게 장식해주니

내 마음이 꽃이 되었다.

참으로 귀한 하루를 선사 받았다.

꽃이 된 나~